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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에 마음을 놓다 2012 - 1 - 불확실한 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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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하고 불확실하니 도무지 불확실한 게 이젠 확실하다.
해서, 자기 감정을 말할 때조차 불확실해야 자연스럽다.
 
실컷 먹고 나면 배부른 것 같다.
첫눈을 새해첫날에 보니 기분이 좋은 것 같다.
월급날 계좌를 확인하고 나니 비로소 안심이 되는 것 같다.
걸그룹의 뇌쇄적인 공연을 보고 있으면 도파민이 퐁퐁 솟는 것만 같다.
 
휘발유를 언제든 가득 주유할 수 있고,
가끔은 한우를 구울 수 있는 정도는 되니 중산층이라 자기최면 걸 수도 있을 것 같다.
 
양 어깨에 자식 하나씩을 태우고, 정수리엔 아내를 이고
마흔 다섯이란 나이를 등에 지고, 아직은 중심 잃지 않고 걸을 수 있으니
나름대로 수지맞는 인생장사를 하고 있는 것만 같다.
허나, 그 모든 것들이 불확실할 수 있다는 게 확실하니 그것만이 확실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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