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작은 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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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7-03-19 11:36 조회3,262회 댓글0건본문
작은 기차
/ 글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 그림 레오 딜론, 다이앤 딜론
/ 옮긴이 이상희
'Goodnight Moon' 으로 너무나도 유명한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의 책.
서현이 사는 곳이 한국이 아닌지라 한글책을 고르는 데 어려움이 많다. 서점에 서현이를 데리고 가 서 서현이더러 고르라고 할 수도 없는 일이고 내가 직접 서점에 가서 고를 수도 없으니 울며 겨자먹 기 식으로 인터넷 서점 여기저기를 뒤져 남들이 써 놓은 몇 줄짜리 비평이나 감상같은 것을 보고 고 르는 수밖에...
그렇게 해서 주문한 책들을 비싼 배송료 들여 여기까지 배달시키고 나면 이제나 저제나 책 오기만을 하루하루 기다리는 날이 여러날이다. 책이 도착하는 날은 무슨 보물이나 얻은 듯이 하던 일 멈추고 상자를 뜯고 이리저리 이것저것 살피지만 사실 내가 직접 보고 고른 책이 아니라 생각외로 맘에 드 는 책이 있는가하면 간혹 어떤 책들은 서현이 손한번 닿아보지 못하고 맨날 나혼자 꺼내 읽는 책들 도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어찌하리... 이 곳 몬트리올 생활이 그러한 것을.
사실 이 책도 아주 오랫동안 서현이의 책꽂이에 꽂혀만 있던 책들 중 하나였다. 언젠가는 읽겠지 싶 어 가끔 나 혼자 꺼내서 요리조리 맛보던 책이었다. 그러던 것이 어제 갑자기 서현이에 손에 끌려나 와 무지하게 사랑받기 시작한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기차책, 기차책" 하길래 "기차 ㄱㄴㄷ"을 말하나 싶어 얼른 찾아주었더니만 아니라며 "작은 기차"를 집어들고 온다. 너무 신기하고 기특해서 온갖 종류의 살 떨리는 목소리와 행동(사실 이책에 대화가 나오는 건 아니니 살떨리게 읽어봤자지만.. 노래와 액션을 가미한 건 사실이다^^)으로 최선을 다해 성심성의껏 읽어주었더니 몇 번이고 다시 읽어달란다. 덕분에 한밤중에 잠은 안자고 책읽고 기차놀 이까지 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긴 했지만 그래도 서현이 스스로 새로운 책을 찾아내서 읽으려 고 한다는 사실이 그저 뿌듯하기만 하다.
이 책은 사실 별다른 내용은 없다.
흥미를 가질만한 요소가 있다면 새기차(진짜기차) 와 헌기차(장난감기차)가 쪽마다 대조되어 나온다 는 사실이다. 실제 기차가 달리게 되는 철길과 언덕과 터널같은 곳들, 장난감기차가 의례 달리게 되 는 마룻바닥이나 카펫,목욕욕조 가장자리 같은 곳들... 그런 곳들의 대조와 상황의 대조가 잘 어우러 지고 설정이 잘 되어있다고나 할까?
특히나 서현이에게는 책에 나오는 장난감 기차와 아주 흡사한 기차가 있어서 더 흥미가 있는지도 모 르겠다. 별로 길지 않은 문장 속에 조금씩 반복되어 나오는 낱말들과 운율들이 읽기에 별다른 부담 을 주진 않는다. 다만 작가가 의도하는 서쪽이 과연 무엇인지가 읽을 때마다 궁금할 뿐...
잠이 많이 오면 괜한 짜증을 부리는 서현이는 오늘도 책을 들고 와서는 읽어달라며 괜히 큰소리 를 낸다. 한 번 다 읽고 나서는 다른책 읽자고 하니 "또 읽어, 한번 더!"라고 외치더니 책장 몇 장 넘기는 새 어느덧 쿨쿨 잠이 들어있다.
서현 29개월.
주영.
200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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