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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카페에서 4.5만원의 가치를 뽑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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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2-05-22 18:52 조회3,3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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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인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아내와 아들과 함께 카페라는 곳에 와 본지가 얼마나 됐더라.

오늘은 브런치 카페 가는 날이었고 덕분에 어젯밤에 심지어 설레는 마음에 잠을 푸욱 잘 잤다.

카페 이름은 미안하지만 까먹었다.

영어로 된 이름이었을 뿐만 아니라 발음도 잘 되지 않은 생소함 탓이다. 미안하다. 못외워서.

처음 들어가자마자 벽을 가득 메운 그림에 잠시 시선을 빼았겼다.

이 카페의 상세페이지에 보기좋게 당한 셈이다. 주인장에게 후한 점수를 준다.

저 여자... 어디서 본 듯해서였던가? 그럴리가 없는데... 헤드폰 때문인가?

사실 어느 여자든 저렇게 모자 뒤집어 씌워 머리통의 반을 덮고, 머리카락 늘어뜨려 얼굴의 반절을 가리고 심지어 옆모습일 뿐만 아니라 헤드폰까지 곁들이고 게다가 눈을 감고 있다면, 이 여자가 그 여자고 저 여자가 또한 그 여자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편안한 느낌으로 시작했으니 좋은 시간은 예견되는 결과랄까?

아들과 오랜만에 두런두런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두 시간 남짓한 시간이 참 귀하게 다가온다.

커피 두 잔과 차 한 잔, 그리고 드레싱 흩뿌려진 채소, 크로플, 두툼한 베이컨과 소시지 각각 한 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크로와상 한 개로 차려진 브런치 세트 가격은 4만원이다. 추가로 빵 하나 집어드니 5천원 추가다.

카페는 다소 적은듯 적당한 양의 음식과 음료와 분위기와 음악을 제공하고 나는 그 대가로 4.5만원을 지불했다. 비싼듯 하나 꼭 그렇게 느끼진 않은 까닭은 그 돈 이상의 가치를 뽑았기 때문이다.

가족과 늘 같이 사는 집에서 익숙한 공간에서 너무 잘 알고 있는 맛의 음식을 먹으면서 하는 대화가 있다.

반면에 새로운 공간에서 낯선 음식을 먹으며 생소한 음악을 간간히 들으며 나누는 대화 또한 있다.

그 두 가지 경우에서, 대화의 양은 둘째치고라도 질적인 면에서 단연 후자가 우위를 점한다.

그걸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런 기회를 자주 갖지 못했음에 대해 그 순간만큼은 내 볼을 꼬집었다.

이제부터라도 아들과의 이런 대화의 시간을 애써 마련해보리라 태극기에 대고 다짐해본다.

이런저런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도 머리 한 켠에 처박혀 있는 생각은 자꾸 고추잠자리처럼 맴돈다.

과연 언제까지 지방 소재 회사를 다니며 주말부부를 지속할 수 있을까?

어느 선까지 연봉을 내어주며 새로운 결정을 할 수 있을까?

월할 계산이 아니라 일할 계산으로 친다면 어느정도 더하기 빼기가 허용되는 것일까?

무엇보다도 노부모의 안녕을 위해 거짓말을 감행해야만 하는 부분은 어쩔 수 없으리라.

나의 부모님은 집안에서 개 키우는 인간을 절대, 결코 이해 못하신체 돌아가실 분이다.

당신 자식들은 그러지 않을거라 철썩같이 믿으시기에, 나는 개 안키운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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