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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 담에 마음 놓기] 126 - 빼앗긴 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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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넓게 둘러 볼 필요조차 없다.
좁은 울타리에 오글오글 모여 지내는
내 사랑 우리회사 좋은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그게 세상 풍경이다.
 
1억을 훌쩍 넘는 연봉이 그 반토막짜리에게 화창한 봄날을 노래한다.
깃을 세운 칼퇴근이 후줄근한 야근에게 아름다운 밤이라며 어깨를 들썩인다.
수천만원 인센티브의 S가 복숭아뼈 언저리의 D에게 왜그렇게 사냐고,
훌륭한 나를 봐달라며 거들먹거린다.
빈익빈은 부익부를 치켜보며 목젖에 경련을 일으키고,
꼼수는 정수에게 인생의 짭쪼름한 교훈을 자랑스레 지껄인다.
 
빼앗긴 들판엔 남의 봄이 올 뿐이며 목련은 피어나겠지만 레인메이커는 요원하다.
그딴식으로 둥글게 둥글게 빙글빙글 돌아가며 춤판은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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