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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 담에 마음 놓기] 198 - 백치와 햄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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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병에 물이 절반 있을 때 낙관론자는 아직도 반이나 남았다며 백치처럼 헤죽거린다지.
비관론자는 물이 반 밖에 안 남았다며 햄릿처럼 울상을 짓는다지.

헌데, 그것이 물병의 물이 아니라 통장의 잔고라면 사정은 완벽하게 달라지지 않겠는가.

백치는, 아직도 반이나 남았노라며 개념없이 퍼쓰다가 눈보라가 휘날리는 날 길바닥에 누워 하얀 이불을 뒤집어 쓸 수도 있다.

햄릿은, 반밖에 남지 않았음을 직시하고 대책 마련에 고뇌할 테며 통장 잔고는 다시 늘기 시작할 것이다.

비관도 낙관도 섣불리 해선 아니될 뿐만 아니라, 선과 악의 문제와는 더더욱 거리가 있어도 좋은 삼인칭 관념들이다.

해서, 백치와 햄릿은 좋은 신과 나쁜 악마 혹은 손바닥과 손등과도 같은 그런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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