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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30일 도전기 - 3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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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2-05-02 20:28 조회1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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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사고 글쓰기 소고>

 

3일차 과제를 열어본다. 내가 선택한 분야에서 가장 인기 많은 BEST 10 안에 드는 작가들은 누구이며, 어떤 전자책을 썼는지. 그들의 공통점 또는 전자책 간의 공통점을 적어도 1개 이상씩 찾아보는 것도 좋단다.

 

흠...

 

일단 왼 손바닥 위에 턱을 올려두고는 눈알을 몇 바퀴 돌려본다.

이걸 어쩐다?

순전히 아내의 츤데레식 제안으로 시작하게 된 ‘30일 챌린지’였다.

오늘이 3일째다.

그 무시무시하다는 작심삼일째란 말이다.

오늘 과제까지 해내고 나면 이런 루틴을 열 번만 돌리면 성공이다.

 

그런데 문제는 제시되는 주제에 별로 흥미가 안 생긴다는 거다.

그래서 자유주제를 골라 써보기로 한다.

 

고백하자면 글쓰기를 차분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꽤 오래전에 했었더랬다.

전업작가라기 보다는 수필이나 시 또는 웹툰 스토리 정도를 끄적여볼까?

 

놀랍게도 아주 먼 옛날에, 한 10년도 더 전에 직접 실행한 경험이 있다.

시대를 앞서가는 기획사를 만나 뭔가에 홀린 듯이 작가 데뷔를 했다는 사실은 안 비밀이다.

회사는 그림 작가를 내게 붙여줬고 나를 스토리 작가라고 불러주었다.

그때는 스마트폰과는 다른 핸드폰, 즉 피처폰 시절이었다.

KT와 계약을 통해 이익을 순차적으로 분배하는 구조였다.

총 30화짜리로 기획했다.

 

어느 날 한량 스타일의 남자 대학생 주인공이 우연히 핸드폰을 줍는다.

알고 보니 굉장한 비밀이 담긴 외계에서 온 핸드폰이다.

어쩌구 저쩌구 스토리를 전개했고 30화까지 완결은 했다.

사실상 성인용을 표방했으나 그 당시의 검열 등 사회적 분위기는 별로였다.

그래서 짝퉁이자 순한 맛 섹시 웹툰이 나름 성황리에 연재되었다.

내 작품 역시 아슬아슬함은 기본으로 깔고 상상할 여지를 넉넉히 남겨두었다.

그것을 요즘 스타일로 각색한다면 훨씬 다른 분위기의 만화가 될 것이다.

아무튼 원고료로 큰돈은 아니지만, 용돈벌이는 될 만큼 입금은 되었다.

 

아쉽게도 그 회사는 너무 빨리 섹시 만화 모바일 사업을 벌인 셈이 되었다.

혹은 2년만 더 버텼다면 아마도 크게 돈을 벌었을 것이다.

요즘 성인용 웹툰의 수위는 정말 놀랍다.

사실상 포르노 만화에 다름 아니니 말이다.

그렇게 성인용 웹툰 시장이 만개할 줄을 그때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거다.

얼마 후에 아쉽게도 그 회사는 업종을 전환했고 만화가들은 뿔뿔히 흩어졌다.

 

아, 조만간 먼지가 쌓여있을 오래전 노트북을 열어봐야겠다.

오랜만에 내 작품을 다시 보고 싶어졌다.

후속 작품의 시놉시스도 어딘가에 적어놨을 거다.

우주에서 떨어진 휴대폰 모양의 물건이 다시 고향을 찾아 우주로 떠나는 스토리다.

 

각설하고, 본론으로 돌아오자.

 

어쨌든 먼 훗날, 이틀 전의 아내의 제안을 칭송하고 있을 것만 같다.

글쓰기 30일 챌린지를 통해 굉장한 부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얼떨결에 알게 된 자청이란 청년의 후계자를 자청할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오늘 과제도 나는 따르지 않기로 한다.

대신 자청의 “초사고 글쓰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이란 것을 해보기로 한다.

 

칸트의 산책이란 대목에서 한참을 눈을 떼지 않았다.

 

자청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하던 일 멈추고 10분만 산책을 하고 오란다.

그때 무엇이 떠오르는지 의식의 흐름에 맡기고 그저 걸어보고자 했다.

마침 회사 근처에 고즈넉한 산책로가 있다.

적당한 나무 그늘과 새들의 지저귐과 헤엄치는 오리와 만개한 꽃들이 있다.

온전히 오감을 개방하고 걸어본다.

 

초사고 글쓰기를 접하지 않았을 때와 접했을 때의 차이를 느껴본다.

아니, 저절로 느껴지고야 만다.

산이 높을 수 있으려면 그만큼의 높이만큼 골이 깊어야 한다고 했던가.

아하, 이 사람 참... 애 많이 썼구나.

굉장한 루저로 살다가 더 굉장한 성공 인생을 누리고 있다니 말이다.

책 읽고 글 쓰는 행위만으로 그럴 수 있었다니 일단 놀랍다.

그리고 자기처럼 따라 하면 누구나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주장하니 더욱 놀랍다.

전자책값을 29만원으로 책정한 전략이 더더욱 놀랍다.

2만 9천원으로 매겼다면 아마 몇 권 팔리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원래 비싼 것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쉽게 믿는다.

비싼 물건을 구매했을 때의 만족도가 저렴한 것 대비 훨씬 높다고 한다.

에르메스나 샤넬의 가격은 아무나 사는 물건이 아닐 정도로 높게 매긴다.

그래야 그걸 사는 사람이, 나는 특별하다는 느낌을 갖기 때문이다.

 

29만 원이라는 거금을 쓰며 구입한 책 내용이 허접하면 안 된다.

아니, 허접하다 해도 구매자는 자기합리화를 하며 애써 자위한다.

호갱이라는 놀림을 받을까 두려워서다.

오히려 입소문을 낸다.

너도 한 번 읽어보고 돈의 아까움과 그 허접함을 느껴보라는 심보다.

 

물론 내용이 기가막힐 수도 있다.

29만 원이 전혀 아깝지 않을 수도 있단 말이다.

그래도 입소문은 난다.

인생을 바꿔줄 만한 책인데 친한 지인에게 소개하고 싶지 않은가 말이다.

나는 그런 비싼 책도 사서 보는 사람이야... 너는 어때?

 

자청의 전략에 그저 감탄할 뿐이다.

책이 어땠냐고 물으면, 결론적으로는 후자다.

 

문장은 짧게 써라.

글은 쉽게 써라.

보기 편하게 문단을 나눠라.

다시 읽어보고 놔둘지 고칠지 집어치울지를 판단해봐라.

 

사랑을 하면 예뻐진다는 말 같다.

사랑에 빠지면 눈에 콩깎지가 씐다는 말 같다.

사랑이 변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변한다는 말 같다.

돈이 없어서 불행한 게 아니라 너보다 돈이 없어서 불행하다는 말 같다.

 

역행자의 길을 보여주고 있는 그 사람의 말을 30일간 따르기로 한다.

 

인생은 별거 없다.

 

이끌든지

따르든지

비키든지

뒈지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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