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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라인 비욘드 : 2화 - 반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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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2-05-05 17:57 조회2,47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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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사고 글쓰기 30일 챌린지 - 10일차 과제]

01. 휴대폰을 집에 두고 10분 정도 산책을 다녀오자.

​02. 잘 쓰여진 글(칼럼)을 읽는다. 머릿속에 자동으로 떠오르는 생각들이 있을 것이다.

​오늘도 예상 목차에 맞추어 글을 써보자.


세종시 직장 근처 산책로

산책로를 걸었다. 10분이 아니라 걷다보니 그 몇 배를 걸었다. 휴대폰은 뒷주머니에 꽂아 두었고 굳이 볼 일은 없었다. 다녀와서 몇 개의 블로그를 다니며 칼럼을 읽어본다. 부자되는 글, 스토리 작가가 갑자기 그림 작가 공부에 돌입한 글, 주식으로 떼돈 번 글, 부동산으로 젊은 나이에 백억대 자산을 만든 글, 잘 먹고 잘 자야 건강하다는 글 등등. 읽을 것들이 넘쳐난다.

머릿속에 자동으로 떠오르는 생각들이 있다.

어제 쓴 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거다. 하여, 싹 지우고 다시 적어본다. 밤 새 쓴 연애편지를 아침에 멀쩡한 정신으로 읽어보는 느낌이랄까? 하여튼...

2화 : 반중력

 

 

그 물체는 어느새 여자의 손목에서 미끄러지듯 흘러나온다.

마치 물엿이 떨어지듯 주르륵 길쭉하게 늘어지며 한편으론 끈적함마저 느껴질 정도다.

땅에 맞닿을 만큼 흘러내리던 그것은 급선회하며 상승한다.

여자의 눈높이 즈음까지 치솟은 출렁이는 물체는 우뚝 멈추며 한 덩어리로 뭉쳐진다.

 

중력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것인가?

완벽한 구형으로 모양을 바꾼 그것은 허공에 두둥실 떠 있다.

아무런 동력장치 소음도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데 말이다.

반중력 기술인가?

 

크기는 손으로 감싸 쥐면 쏙 들어갈 정도다. 가로 중심축을 따라 작은 원형 버튼 7개가 일정한 간격으로 박혀 있다. 밝게 빛나는 은회색의 표면이 햇빛을 반사하며 더욱 광채가 난다. 세로축의 양 끝 중앙에는 살짝 도드라진 원형 모양의 검은색 단자가 박혀 있다. 단자와 7개의 버튼은 하나하나 모두 매우 가는 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마치 거미줄같은 라인들이 사방으로 연결되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분위기랄까.

 

그 물체는 여자의 눈높이에 미동도 없이 떠 있다.

여자는 심드렁한 말투로 그것을 향해 말한다.

 

“여기가 어딘지 말해줘!”

 

물체에서 나오는 신호는 여자의 뇌파에 싱크로 되어 소통하는 방식이다.

 

물체 표면에 얼기설기 연결되어 있는 라인 중 어느 한 부분에서 푸른 빛이 발산된다.

 

츠츠츠

 

“이번엔 제대로야. 믿어줘, 응? 여기가 맞을 거야.”

 

그러나 여자는 피식~ 하며 살짝 코웃음을 친다. 이런 경우가 종종 있었다는 듯이 말이다. 어딘가를 찾아가야 하는데 저 물체가 어리바리한 바람에 엉뚱한 곳에 가곤 했다는 듯이 말이다. 그녀는 오른손을 들어 올린다. 검지 손가락으로 자기 눈높이 즈음에 둥실 떠 있는 물체를 콕콕 찌르며 말한다.

 

“네, 네, 어련하시겠습니까.”

 

여자는 이윽고 마을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가자, 시간이 별로 없어.”

 

그 물체는 여자 어깨 곁을 소리 없이 둥실 비행하며 말한다.

 

“이번 시그널은 확실해. 내가 또 틀리면 누나라고 부를게. 지난번 실수는 제발 잊어주라. 그래도 재미는 있었잖아. 인간들 사는 모습도 좀 구경하며 쉬엄쉬엄 하면 안될까? 응? 사실 내가 이래 봬도 지구 나이로 치면 200살이 넘는다고. 그리고 너도...”

 

“아, 시끄럽다 시끄러워. 말 많은 건 똑같네. 그나저나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건데?”

 

여자는 녀석의 수다가 듣기 싫었다. 그것보다도 사람들의 눈에 띄기 딱 좋은 허공에 떠다니는 물체라니... 하여간 이 녀석은 덤벙대는 게 탈이라니까.

 

여자의 핀잔에 그 물체는 입을 닥치며 투명망토를 두른 듯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렇게 여자와 물체는 동행하며 그들의 목적 달성을 위해 어디론가 바쁘게 이동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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