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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싫어 으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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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7-03-19 01:54 조회2,2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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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2월 20일..
서현이 예방접종하러 병원에 갔다.
어렵게 어렵게 예약해서 겨우 가게 된 날짜가 원래 예방 접종을 해야하는 날을 20일이나 훌쩍 넘긴 날이니... 그나마도 다행이라고 해야하나...휴~~

서현이도 이제 주치의가 생긴 셈이다.
아론 하임... 의사 이름이다.
몬트리올에서 부자들이 모여 산다는 확실한 영어권 동네 웨스트마운트에 위치한 소아과.
오늘따라 눈이 참 많이도 온다.
한참을 걸어 버스를 타고 내려서 또 걷고
처음가는 곳이라 헤매고 또 헤매서 찾아간 소아과
그냥 깔끔할 뿐이다.
들은 바로는 부자동네에 있는 병원이라 다른 곳에 비해 엄청 깔끔하고 좋다던데..
사실 그리 좋다는 느낌도 엄청 깔끔하다는 느낌도 별로 많이 들진 않았다.
그냥 깔끔할 뿐...
적당한 크기의 홀, 구석구석 의사들의 진료실이 콕콕 박혀있는 듯하다.
평상복 차림으로 간혹 나와서 환자들의 이름을 부르는 이가 바로 의사다.
대략 잡아 의사가 5명은 족히 넘어보인다.
그 중 남자는 단 한 명, 바로 서현이의 주치의다.
키크고 적당히 날씬하나 배가 약간 나온 평범한 느낌의 아저씨...
난 그저 서현이 전용(?) 의사가 생겼다는 자체가 흐뭇하고 안심이 됐다.

환자의 이름을 부르는 다른 의사와 달리 우리 곁으로 와서 서현이가 맞냐고 물어보는 의사는 아마도 친절한건지, 아님 대기자 중 동양인이 우리 뿐이어서 대번에 알아차렸는지...
싫지는 않다.
서현이는 이곳이 병원인지 아는지 모르는지 그냥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쳐다보며 잘도 놀았다.
낮잠 잘 시간을 훌쩍 넘겨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진료실에 따라 들어갔다.
친절하게도 엄마전용 의자라며 푹신한 방석이 깔린 커다란 대나무(?)의자를 준비해 준다.
서현이를 안고 앉으라는데 가만 앉아 있을 서현이가 아니지...
여기 기웃, 저기 기웃. 그저 처음 보는 그 방이 신기한가보다.
이것 저것 물어보는 의사 앞에서 그저 못난 엄마가 되어야 하는 내 자신이 조금은 부끄러웠다.

언제 혼자힘으로 앉게 되었는지,
제일 먼저 한 말이 뭔지, 그리고 그게 언젠지,
언제 처음으로 걸었는지...

뭐하나 제대로 생각나는 게 없어 그저 대충 대답했다.
대충 그 때려니 하고...
그래서 육아일기는 필요한가보다.
순간 결심했다.
매달 서현이의 발달상황을 기록해보겠느라고..^^ (잘 할 수 있을까? 이 덜렁 엄마?)

의사의 지시에 따라 서현이의 옷을 벗겼다.
에고에고... 챙피스럽게 서현이는 바지에 기저귀까지 몽땅 벗겠다고 떼를 쓴다.
결국 알몸으로 의사앞에 당당히 서는 것까진 좋았는데...
몸무게를 재기 위해 아기들 전용 저울에 앉히는 그 순간부터 난항이 시작되었다.
의자 위엔 종이가 한 장 깔려 있었고 그 속임수에 속아 그 안이 그리 깊숙한 지 미처 깨닫지 못한 서현아빠가 의자 위에 서현을 올려놓는 순간 서현이가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그 때부터 시작된 서현이의 울음은 진찰이 끝나는 순간까지 멈출 줄을 몰랐다.
결국 몸무게는 밖에서 서현이와 함께 안고 잰 후에 서현아빠가 서현이를 안고 간 사이 내 무게만 재서 빼고... 헉 힘들었다. (참 구식 저울이더라. 전자식도 아니고 무슨 양팔저울처럼... 한참을 서있었네...에고)
서현이 아토피가 특히 심한 목도 제대로 못 보여주고
혹 귀에 있을 지 모르는 염증도 확인 못하고
청진기 조차도 대보지 못한채
백신접종만 겨우 하고 왔다.
끝까지 화를 참아내려고 애써 웃는 의사의 모습에 조금은 미안함이 앞섰다.
소아과 의사에게는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일텐데도 말이다. 후후...

우리 예쁜 서현이는 울다 지쳐 잠들었고 우린 서현이가 더 깊이 잠들기를 기다렸다 옷을 입혀 병원을 나섰다.
눈은 펑펑 내려도 오고가는 길은 힘들어도 서현이가 그렇게 울었어도
두 달 후에 다시 오라는 의사의 말에 그저 기분은 좋다.
이제 저 사람이 우리 서현 공주님의 건강을 조금은 책임져 줄라나?

버스 안에서 노란 오리털 점퍼에 모자까지 눌러쓴 서현이의 모습을 보고
어떤 할머니는 내리려다 말고 웃으며 귓속말을 한다.
꼭 병아리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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